[천부교 70년 특집] 음악을 통한 은혜

2025. 7. 26. 11:29신앙신보 뉴스

제16회 정기연주회

 

 

1980년대 시온합창단의 발자취
하나님의 은혜 속에 울려 퍼진 대합창, 신앙의 씨앗이 되다

 

1980년대는 하나님께서 감람나무로서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음을 밝히시고,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신 시기였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음악’이 있었다. 초창기부터 음악을 장려하시며 전도의 장을 마련해 주신 하나님께서는 합창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구원의 길로 이끄시고자 하셨다.

 

그 뜻에 따라 1969년 5월 창단된 시온합창단은 그해 12월 첫 번째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1986년까지 총 18회의 무대를 이어갔다. 서울 시민회관에서 열린 제1회 연주회는 당시 200명 이하가 일반적이었던 국내 합창 공연에서 7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무대로 주목을 받았고, 공영방송에서 실황 중계되기도 했다. 1978년에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개관한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시온합창단의 음악적 깊이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그리고 1985년과 1986년, 세 차례에 걸쳐 국내 합창사에 길이 남을 대규모 공연이 펼쳐지며 전도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1985년 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6회 정기연주회 ‘신춘음악회’는 약 700명의 단원이 참여한 무대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과 정재동 씨의 지휘 아래 펼쳐진 이 공연은 4천 석의 객석을 가득 채우며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무대에서는 〈남촌〉, 〈가고파〉, 〈목련화〉,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등의 가곡이 연주되었고, 테너 신영조, 바리톤 김성길, 메조소프라노 정영자 씨가 솔리스트로 함께했다. 마지막 곡은 김동진 작곡의 〈평화의 기도〉로 장중한 울림과 감동을 전하며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제17회 정기연주회

 

불과 6개월 뒤인 1985년 8월 21일에는 제17회 정기연주회 ‘청소년 하계 음악회’가 같은 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무대에는 전국에서 모인 여성 단원 1,500명이 올라, 국내 최초의 여성 단일 대합창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종문화회관은 이 공연을 위해 무대 뒤 방음벽까지 철거해 무대 공간을 확장했을 정도였다. 1,500명이 한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 무대는 음악계는 물론 청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등 가곡을 비롯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중 일부가 연주되며 장내는 감동으로 물들었다.

 

합창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학기 중에도 매주 지역별로 모여 연습을 이어갔고, 방학이 되면 신앙촌에서 한 달 이상 합숙하며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갔다. 새벽예배로 시작되는 하루는 식사 후에도 연습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단원들과 함께하신 자리에서 음악적 지도뿐 아니라, 우주의 원리, 기후 변화, 구원의 문제, 삶의 방향 등 다양한 주제로 말씀을 전해 주시고, 직접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노량진교회 김영옥 집사는 그중에서도 ‘노력’에 대한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합창 연습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나 봐요. 하나님께서 ‘합창이 끝난 뒤에도 공부할 시간이 있는데 왜 성적이 떨어졌느냐?’ 하시며, ‘게으름을 버려야 앞서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 또한 노력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986년 1월 27일에는 제18회 정기연주회 ‘신년음악회’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다시 열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핀란디아>, <알렐루야>, <아침 기도> 외에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가 국내 최초로 연주되었으며, 또다시 1,500명의 단원이 무대에 올라 장관을 이뤘다.

 

클래식 음악의 대표작을 비전공자들이 대규모로 연주한다는 것은 당시 음악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무대였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을 마친 뒤에는 하나님께서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념사진을 주시며 말씀도 함께 전하셨다. 이 사진은 훗날 많은 사람이 신앙을 지켜나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제18회 정기연주회

 

 

1980년대, 합창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이어져
국내 최초 여성 단원 1,500명 무대에 올라
음악이 신앙의 시작점 신앙 키우고 전도로 이어져
하나님께서 직접 은혜 베푸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셔

 

1955년부터 하나님께서는 이슬성신과 생명물의 은혜를 통해 참된 구원의 길이 무엇인지 보여 주셨고, 1980년에는 감람나무가 곧 하나님이심을 밝히시며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셨다.

 

1983년에는 학생 파트 교역자를 세우시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도의 기반을 마련하셨고, 1985년 합창을 계기로 학생 전도가 활성화되었다.

 

이 세 차례의 대합창을 거치면서 많은 학생들이 성장하는 계기를 맞이했고, 신앙과 학업을 병행하는 신앙촌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87년 8월 7일, 시온입사생회가 정식 발족되었다.

 

천여 명이 함께 참여한 대합창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돌보아 주셨다. 합창은 단순한 음악 활동이 아니라 신앙의 시작점이자,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자리였음을 당시 참여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전하고 있다.

 

대구교회 민혜원 관장은 제18회 정기연주회에 참여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합창이 끝난 뒤 하나님께서 사진을 주셨어요. 그 사진을 가지고 입사까지 하게 되었지요. 17회 무대에 서지 못해 아쉬웠는데, 18회 때 직접 무대에 서게 되어 참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죄짓지 말라’는 말씀은 지금도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인천교회 박선향 집사도 “하나님께서 사진을 나눠주시며 ‘죄 안 지으면 구원을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릴 적 받은 은혜와 그 말씀의 소중함을 해가 갈수록 더욱 깊이 느낍니다”라며 그 시절의 은혜를 되새겼다.

 

17회와 18회 합창단원이었던 여수교회 김은정 집사는 합창 무대를 ‘인생의 자긍심’이라고 표현했다.

 

“1,500명과 함께 한 그 무대는 지금도 자랑스러운 기억이자 하나님께 받은 특별한 혜택이었습니다. 합창 때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고, 은혜를 부어주신 순간들이 저의 신앙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뿌리가 있었기에 흔들릴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수원교회 김영수 관장은 그 시절 하나님의 세심한 돌보심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밥도 챙겨주시고, 자장면이며 수박도 크게 잘라 주셨어요. 그땐 몰랐지만, 수많은 인원을 한 달 넘게 돌보시며 말씀과 축복으로 이끌어 주신 건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축복을 받고 계단을 오르는데, 기쁨이 너무 커서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것 같았어요. 혹시 정말 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땅을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그때 받은 축복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한 번의 연주회가 끝나면, 학생들은 매주 전도를 하고 신앙촌에 모여 축복을 받으며 합창 연습을 이어갔다. 방학이 되면 합숙을 통해 더욱 연습에 매진했고, 그 속에서 더 큰 은혜를 받았다. 그렇게 연주회와 연주회 사이 전도와 연습, 합숙의 과정을 거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도 자라났다.

 

김영수 관장은 “무대에 설 때는 줄 안 틀리고 가사만 틀리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주를 마친 뒤 하나님 말씀을 듣고 전도에 나서게 되면서, 모래알 같던 제가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어요. 지나고 보니, 하나님께서 저희를 보석처럼 키워주신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합창은 신앙의 출발점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KBS-TV’ 로고가 적힌 촬영 장비로 합창단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1985년 부산 시민회관 초청 공연

 

2025년 이슬성신절 합창

 

아낌없는 사랑과 정성으로 합창단원들을 키워주신 하나님께서는 당시 “합창한 사람, 언젠가는 다 찾아와야 돼”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합창은 단지 노래를 부르는 자리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은혜와 축복으로 신앙의 씨앗을 심어 주신 귀한 시간이었다.

 

이후 합창에 참여했던 이들은 입사생, 소비조합, 교역자 등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이어가고 있으며, 합창을 통해 받은 은혜는 각자의 삶 속에서 신앙의 뿌리로 남아 있다.

 

1980년대 시온합창단의 활동은 음악을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던 귀한 역사로 남아 있다.

 

하나님께서는 연주회 내내 기도하시며, 합창의 목적이 세상의 찬사가 아니라 구원을 주기 위함임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합창은 곧 구원의 길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손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