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달의 극지에서 물이 머무는 자리 찾다

2025. 6. 30. 15:54신앙신보 뉴스

달 북극의 영구음영지역 로즈데스트벤젠스키 지역 (사진 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연, 달 극지방 물 분포 예상 지도 제작
다누리 감마선분광기 활용…‘로즈데스트벤스키’ 발견
지속적인 연구 통해 글로벌 우주 탐사 경쟁력 강화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또 하나의 값진 성과를 전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은 ‘다누리’에 탑재된 감마선분광기(KGRS)를 활용해 달 극지방의 물 분포 지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4월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질연 우주자원개발센터 김경자 박사 연구팀이 지난 2년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KGRS의 차폐분광기를 통해 붕소(Boron)와 중성자의 반응으로 생성된 487킬로 전자볼트(keV)의 감마선 데이터를 분석해 중성자 지도를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 극지에 물이 분포한 영역을 시각화한 것이다.

 

달의 표면에 물 함량이 많을수록 중성자 수가 감소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다. 지도에 따르면 달의 북극은 남극보다 더 넓은 지역에 물이 존재하고, 그 함량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북극의 대표적인 영구 음영 지역인 로즈데스트벤스키 충돌 분지에서는 중성자 수가 크게 줄어든 현상이 관측되어, 해당 지역에 다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199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의 관측 자료와 유사한 결과로, 당시 북극과 남극의 얼음 함량을 각각 4.6%와 3.0%로 추정했으며, 북극에만 약 3억 3천만 톤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지질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루나 프로스펙터의 관측 결과를 정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재검증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작된 달 극지 물 분포 지도는 단지 지도에 그치지 않는다. 달의 지질학적 기원과 물의 존재 방식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그 의미가 깊다. 동시에, 인류의 달 자원 개발과 기지 건설을 위한 기반 자료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감마선분광기는 올해 2월부터 다누리의 고도가 기존 100km에서 60km로 낮아지면서 감마선 신호의 강도도 증가해, 앞으로 더욱 정밀한 관측이 가능해졌다. 연구 성과는 NASA Moon Trek 사이트에 공개되었으며, 국제 달 자원조사 컨소시엄(International Lunar Prospecting Consortium)의 자원 산정 활동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경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질연의 독창적인 달 자원 탐사 기술력을 입증한 결과”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우주 자원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